선교편지
2020년의 끝자락에서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2개월이라는 비교적 짧은 간격으로 기도 편지를 쓰게 되니 때로는 평범한 일상의 연속이라 그동 안 무슨 일이 있었나를 한참 생각해야 할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10월 기도 편지 후 너무 많 은 일들이 있어서 이번에는 무슨 내용을 빼야 할 지 한참 생각해야 했습니다. 월 수 금 극빈자 무료 진료는 물론이고, 성탄절을 맞아 병원과 게스트 하우스의 모든 직원을 초 대하여 특별한 음식 (르완다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일년 중 크리스마스에만 특별히 먹는 쌀밥, 고 기, 감자 튀김)과 동역하는 선교사님들이 각자 준비해온 선물을 나누면서 성탄의 기쁨을 나누었고, 은데라(Ndera) 지역에 가서 쌀과 비누를 240가정에 나눠 주었고, 키갈리에서 교회와 신학교 사역 을 하시는 선교사님이 하는 현지 가정 심방에 참여하여 특별히 진료가 필요한 사람들을 분류하여 나누리 병원에 데려 와서 진료와 치료를 해 주었고, 캐나다에서 온 장애우 특수 교육 NGO팀과 함께 냐마타(Nyamata) 지역에서 진료를 하기도 했습니다. (나누리 병원, 게스트 하우스 직원들을 위한 성탄 파티) (은데라 지역 주민을 위한 쌀과 비누 나눔) (냐마타 진료) (카렘부레 심방 지원) 두 달 동안 저희가 한 여러 가지 일들은 각각 그 나름의 의미와 마음에 새겨지는 그리고 함께 나 눌 만한 감동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도 편지를 쓰기 위해 우리가 해 왔던 일들을 생각하고 나 누려 하다 보니 어느새 저희가 주인공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일, 사역이 전부가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하나님보다 일, 사역이 앞서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일과 사역의 범위가 넓어지는 만 큼 무릎 꿇는 시간도 함께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아내 백선교사와 얘기하던 중에 아내가 제게 물었습니다. "기도 생활 열심히 할 때와 기도에 게을러 졌을 때 일상의 삶에 차이가 느껴져?" 곰곰이 돌아보니 별 차이가 없어서, 변명처럼 얘기 했습니다. 차이를 못 느끼지만 그 이유는 일상의 모든 순간에 예수님 생각하며 기도하는 게 몸에 배여서 그렇다고. 진심이기도 했지만 밤에 특별히 시간을 내어 기도해 오다가 최근 피곤하다는 핑계로 기도에 게을러진 걸 알고 있던 아내는 그게 변명이라는 걸 금새 알아채더군요. 더 이상 기도에 대한 얘기는 안 했지만 그 후로 그 대화는 제 마음을 찌르기 시작했습니다. 하나 님께 기도하지 않고도 잘 살고 있고 사역도 잘 하고 있다면, 기도할 때와 기도하지 않을 때가 전 혀 삶에 차이가 없다면 그건 뭐가 문제일까요. 다시 하나님께 무릎 꿇는 시간을 늘이기 시작했 습니다. 저희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일과 사역에 파묻혀 하나님을 놓치지 않도록, 말씀과 기도에 게을 러 지지 않도록, 영적인 눈이 가려지지 않도록 기도 부탁 드립니다.
선임 선교사이면서 함께 동역하던 이상훈 이송희 선교사님 부부와 이희주 선교사님이 1년간의 안 식년을 위해 한국에 들어갔습니다. 모회사 개념인 나누리 Ltd는 이상훈 선교사님이, 게스트하우스 운영과 관리는 이송희 이희주 선교사님이 해오셨는데, 안식년 들어가면서 나누리 Ltd는 아내 백지 연 선교사가, 게스트하우스는 병원 방사선사, 물리치료사 부부인 최황덕 김남숙 선교사님 부부와 싱글 김민정 선교사가 맡게 되었습니다. 다들 신앙의 깊이와 연륜이 있고 경험이 있어 충분히 감 당할 능력은 되지만 그래도 많은 도전과 어려움이 있을 듯 합니다. 백지연 선교사도 Ltd 매니징 디렉터로서 연일 년말 회계 정산과 재정 문제로 회계사, 세무사와 미팅을 하며 행정 처리를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습니다. 세분의 선교사님이 르완다에서 사역한지 거의 10년이 되었고 안식년에 대한 필요가 갈급했었지만 맡기고 떠나기엔 너무 많은 일들이 쌓여있어서 감히 생각도 못하고 있 던 차에 작년 가을 KCOC를 통해 5가정이 선교사로서 나누리에 함께 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안 식년을 준비해 왔었고 결국 12월 초에 염려 반 기대 반의 심정으로 르완다를 떠났습니다. 조금씩은 다른 사역을 하지만 지금 나누리 공동체의 이름으로 총 6가정, 10명의 선교사들이 매주 금요일 저녁 나눔과 기도회로, 그리고 주일 예배로 모이고 있습니다. 모두가 돌아가며 말씀을 준 비해서 설교를 하고, 모두가 순번을 정해 예배 시간에 5명의 아이들을 맡아서 놀아줌으로써 애기 엄마도 예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섬기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사람들 을 예비하시고 공동체로 모아 주셔서 빈자리를 메우시고 오히려 더 풍성하게 채워주시는 하나님 을 찬양합니다. 나누리 공동체를 통해 서로가 공급받고, 각자 부르신 소명 따라 맡겨진 사역 잘 감당하며, 새로운 도전들을 하나님께서 공급하시는 능력으로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2021년을 위해 함께 기도했으면 좋겠습니다. Happy New Year가 형식적인 인사가 아니라 정말 행 복한 새로운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 고 나를 보내사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 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였더라 (눅 4:18-19)" 이 글이 오늘 너희 귀에 응하였느니라 라고 말씀하신 예수님의 선포가 2021년 한 해 동안 우리 모두에게 응하는 역사가 있기를 소망합니다.
2020년 12월 30일 박준범 백지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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